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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냄비 심하게 태웠을 때

wmf 펑션4 냄비에 이유식을 넣었다
그날따라 인덕션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었다
원래 새 가전을 들이면 쓰고싶은 만큼 원 없이 쓴 뒤에 얼마나 아껴써야 할 지를 계산하는 편이 지혜로운 줄 알면서도 궁상이 발동했다
잘 자던 아이가 깼다 정신없이 달려가 달래는데 널다 만 빨래가 눈에 들어와서 아이를 재우고 빨래를 넌다

튼튼한 새 냄비는 그렇게 한 시간을 소리도 연기도 없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베이킹소다 식초 산소계표백제
뭘 넣고 끓여봐도 소용이 없다
인터넷 정보 다 거짓말쟁이 흑흑

아... 집엔 코팅 냄비와 라면 물높이만큼 얼룩진 비전냄비뿐이다
내 새끼 다음 끼니를 어디다 끓이지?

본사에 as를 문의하니 3주정도 예상하고 보내라고 한다

앙.....대........ ㅠㅠ
스뎅은 이 녀석 하나뿐이란 말이오

최후의 수단
엄마찬스를 쓴다
어떻게 해야해?
배달음식점에서 온 플라스틱 수저로 박박 긁어보라고 하신다 쇠수세미나 일반스텐수저는 냄비에 너무 깊은 흠을 남겨서 안 하느니만 못하다 하신다
탄자국을 완벽하게 없애려고 하는 건 너무 힘든데다 냄비가 상하니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쯤 포기하고 며칠 쓰면 남은 자국도 곧 없어질거라고 하셨다

냄비 수시로 태우기 40년 경력자의 말씀이시니 100%신뢰한다

그렇게 생노가다로 벗겨내니 탄 냄새는 그 날 완전히 빠졌고
삼일쯤 어른 음식을 만들 때 눈 딱 감고 쓰다보니 탄 자국도 깨끗해졌다

탄 냄비에 아이 먹을 것을 만드는건 탐탁치 않아 냄비 태운 다음 날 두번째 스뎅을 들인다
wmf 같은 고가의 냄비는 무리..
폭풍검색끝에 이마트에서 elo 저렴한 라인의 16 편수를 샀다
오호..... 저렴하고 사이즈도 딱 좋다

근데 이건 뭐지...
ㅇㅇ;;;
내가 사는 곳은 그린벨트 인근지역이다 즉 상수도의 끝이라는 뜻이며 그로 인해 수압과 수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물비린내로 내 관절만큼 정확한 비예측이 가능한 우리집 수도에서 씻은 그릇은 한 없이 묘한 냄새가 나곤 했다
이 냄비는 그냥 오빠랑 라면 끓여먹어야겠다.ㅠㅠ

스텐 입문자의 구차한 변명이지만
나처럼 솜씨가 없는 사람은 재료와 도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험하다 고급식기의 세계에 눈을 떠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