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초저가 중국산 만년필과 잉크를 가지고 놀다가 그 필기감에 너무 놀랐다.
더 놀란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의 글씨체
평소 내 글씨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볼펜과 샤프가 글씨체를 망치다고 하지 않던가
어쩌면 만년필체가 나의 진정한 글씨체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힘 주지 않아도 힘이 느껴지고, 받침하나까지 또박또박 써 내려가는 기분....
을 만끽하다가 .... 아쉽게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고장나고 말았다.
그 펜의 잘못은 전혀 아니고, 힘으로 쓰던 버릇이 남아있는 까닭에 닙이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만년필에 푹 빠져 있던 내게 아버지는 당신의 만년필을 주셨다.
아무 말씀도 없으셨지만 어깨가 무거워졌다.
'아, 이 만년필이 어색하지 않을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소중히 쓰다가 후손에게 물려줘야겠다.'
처음 몇 달은 괜찮았지만
①오래된 잉크를
②잘못 삽입하기
③힘주어 쓰기
④잠깐씩 (만년필을 사용한 적 없는)타인에게 쓰게 하기
가 반복되면서 세번의 a/s를 받아야했다.
아... 소중히 쓰는 건 이제 그만! 소중히 간직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입문용 만년필의 대명사 라미 비스타를 구입했다.
(많은 후기에서 알 수 있듯이)
잉크 잔량을 알 수 있어서 주입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잉크가 마르고 닳도록 무리해서 쓰지 않게 해준다.
글씨를 자연히 또박 또박 쓰게 되는 신기한 펜이다.
대부분의 종이에서 사각사각한 느낌이 있다.
탄력있는 스테인레스 닙은 쉽게 고장나지는 않지만 악력 짱인 친구 둘에게 시필 당한 뒤 첫번째 닙은 사망하였다.
닙만 인터넷으로 주문했고 사용 설명서를 따라 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
같은 사이즈라도 닙마다 필기감이 다른 것도 만년필의 매력이겠지만 새 닙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국산 필기구의 자존심 자바의 아모레스도 좋지만 테두리가 은색인 게 더 좋다는 이유만으로 5천원을 더 투자하기로 극적결정!!
2만5천원의 자바 글로리를 구입했다.
사각거리는 느낌이 거의 없고 빠른 필기에 좋다. 장시간 필기해도 피로감이 적다. 이동시 충격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얇고 일반펜에 가까운 그립감이 좋다.
쉐퍼의 칼리그래프 셋트이다.
블로그에서 잉크를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매일 쓰는 펜은 아니지만 공들여 쓰고 나면 보람이 있다.
<-쉐퍼 칼리그래프 펜 B닙/몽블랑 한정잉크 쥬뗌므/크라프트라벨지>
올 크리스마스에는 꼭 이 펜으로 카드를 써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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